- 생애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는 1898년 조각가였던 아버지와 화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모두 미술가였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철사나 나무 조각으로 장난감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1915~1919년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다양한 직업들을 전전하며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졸업 후 큰 배에서 일하게 되면서 갑판 위에서 멋진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었던 그는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후 1923년 25세가 되면서 뉴욕의 미술학교 아트스튜던츠 리그에서 회화를 공부했고 동료들과 함께 거리의 행인들을 빠르게 스케치하는 게임을 하곤 했는데, 칼더는 끊어지지 않는 하나의 선으로 드로잉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1926년에는 파리에 머물며 몬드리안, 호안 미로, 장 아르프, 마르셸 뒤샹 등 현대미술의 실험적인 작가들과 교류했습니다.
미술학교를 졸업 후 신문에 실릴 서커스 공연 장면을 그리는 일을 하게 되면서 서커스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철사를 구부리거나 나무 조각을 깎고, 코르크, 단추, 종이와 가죽과 같은 여러 재료로 서커스 단원과 동물들을 만들어 서커스 공연을 연출했습니다. 후에 이 경험은 그에게 작업에 특별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서커스 공연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항상 북적였습니다. 그 관객 중에는 몬드리안도 있었죠. 몬드리안과의 만남은 이후 그의 예술세계에 특별한 계기가 됩니다.
몬드리안과 인연을 갖으며 그의 작업실에 방문하게 되었을 때 칼더는 몬드리안 작품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수직선, 수평선으로 매우 엄격하게 단순화된 구성과 빨강, 파랑, 노랑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색면들이 이루어내는 화면은 칼더의 시선을 빼앗았습니다. 칼더는 항상 몬드리안의 작품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몬드리안의 삼원색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조각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 모빌
어린 아기의 장난감으로 잘 알고 있는 모빌은 사실 예술작품으로 몬드리안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철사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서커스 무대를 연출한 경험이 있었던 칼더는 여러 가지 조각을 철사로 연결해 움직이는 조각을 만들었습니다.
조각이 과연 움직일 수 있을까요?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은 조각사에서 매우 혁신적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좌대에 올려져 있는 고정된 양식으로 기념비적인 조각의 양식에서 벗어나 철사에 매달려 대기의 흐름에 따라 동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조각을 선보였던 것입니다.
초기의 모빌은 수동이나 모터의 동력으로 움직였으나 1934년부터 그의 전형적인 모빌 양식인 대기의 흐름에 의해 움직이는 모빌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칼더는 이를 '4차원의 드로잉'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좌대도 없고, 조각의 풍부한 양감도 없던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각에 움직임을 더해 시간 속에서 작품 자체가 움직이고 변화하는 구성을 보여줌으로써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1932년 그는 모빌, 즉 움직이는 조각으로 전시회를 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모빌의 주요 조형요소는 균형으로 철사에 매달려 있는 조각들이 균형을 이루며 무게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이죠. 모빌이라는 명칭은 1932년 마르셸 뒤샹이 모터로 가동되는 칼더의 작품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써 뒤샹을 칼더의 모빌을 가리켜 '바람에 의해 승화된 나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 스테빌
칼더는 움직이는 조각뿐만 아니라 고정된 조각도 선보였습니다. 스테빌은 1930년대 말부터 개발되어 '정지된, 멈춘 조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테빌은 금속이 주재료가 된 추상적인 형태의 조각을 말하는데요. 1960년대에는 대규모의 실외 조소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실외에 제작된 스테빌은 개방된 장소에 거대한 조각을 설치하여 오고 가는 대중들이 모두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이를 공공 조각품이라고도 합니다. 선명한 색채와 거대한 사이즈, 추상적인 형태는 그 장소를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활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테빌이란 용어는 초현실주의 작가인 장 아르프가 지어준 것으로서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과 대비시켜 '스테빌'이라는 명칭을 붙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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