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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사랑,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1957~1996)

by shstory 2023. 2. 23.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예술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는 1957년 쿠바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진을 전공했으며 10여 년 동안 다양한 형식으로 작업하던 아티스트입니다. 쿠바출신의 난민으로 그와 그의 여동생은 마드리드로 보내졌고 친척들과 푸에르토리코에 정착할 때까지 고아원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또한, 동성애자로서 사회적 소수자였지만 미술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목소리를 내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 대학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하며 뉴욕에서 예술에 대해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후 유럽을 여행하고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부하며 뉴욕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는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설치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무제>(부제:LA에서 로스의 초상)은 사탕을 전시장 한 켠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작품입니다. 알록달록하게 포장된 사탕을 쌓아놓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작품은 죽음 앞에 소멸되는 육체'라는 다소 무거운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관람객들은 한가득 쌓여있는 사탕을 자유롭게 만지고 먹을 수 있습니다. 사탕은 관람객에 의해 사라진 만큼 다시 채워지는데요. 사탕의 무게는 79.3kg으로 펠릭스의 연인이었던 레이콕이 에이즈에 걸리기 전 건강했을 때의 몸무게라고 합니다. 작품은 사랑하는 연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사탕을 통해 그를 떠올리거나 사탕의 달콤함을 통해 연인 로스를 연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사탕을 가져감으로써 의미가 형성됩니다. 때문에 관람객 없이는 작품이 완성될 수 없는 참여가 중요시되는 작품입니다.

무제(부제: LA에서의 초상화), google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무제>(부제:완벽한 연인들)은 똑같은 두 개의 시계를 벽에 걸어 둔 작품입니다. 두 시계는 처음엔 같은 시간으로 완벽하게 출발하지만 건전지 수명의 차이에 의해서 점차 시간이 어긋나게 되고 결국엔 둘 중 하나가 먼저 멈춰버리게 됩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사랑을 공유하더라도 언젠간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을 시계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둘씩 빛을 잃어가는 전구를 통해 인간 생명의 유한함을 깨닫게 됩니다. 

무제, 완벽한연인, 1987, google

이렇게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시계, 사탕, 전구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브제를 이용해 관람객들과 함께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을 제시합니다. 오브제를 통해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을 보여주지만 보는 이로하여금 감수성을 자극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무제, 1991, The Felix Gonzalez-Torres Foundation

그의 작품은 뉴욕시 옥외광고판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작품은 자신의 침실사진으로 <무제>(부제:침대)또한 연인 레이콕과의 기억을 담은 작품입니다. 지금은 없지만 레이콕과 함께했던 침실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했는데요. 레이콕이 사용했던 베개에 눌린 흔적만이 남아있는 이러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공개했다는 점에서는 무척 파격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뉴욕시 곳곳에 전시되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988, 나의 연인에게.

 

시계를 두려워하지마. 그건 우리의 시간이고, 언제나 시간은 우리에게 너그러웠어. 우리는 승리의 달콤한 맛을 시간에 아로새겼지. 우리는 특정 공간에서 특정한 '시간'에 만나 운명을 정복했어. 우리는 그 시간의 산물이기에 때가 되면 마땅히 갚아야 해. 우리는 시간을 함께하도록 맞춰졌어. 지금 그리고 영원히. 사랑해."

 

-토레스가 그의 연인 로스에게 쓴 편지

 

내용만보아도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담긴 편지입니다. 절절한 사랑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곤잘레스 토레스의 작품이 더욱 와닿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또한 에이즈로 인해 연인 레이콕이 세상을 떠나고 얼마 뒤 38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 작품활동을 하며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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