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024. 04. 26 ~ 2024. 09. 10
-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 관람료 - 성인 16,000원 /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400원
- 관람시간 - 화 ~ 일 오전 10:00 ~ 오후 7:00/ 입장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현재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 후기를 느지막이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는 2019년에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기도 했는데 아직은 우리에게 낯설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입니다.
그러나 뷔페는 당대에 피카소보다 더 유명했을 정도로 예술적으로 일찍이 인정받은 작가였습니다.
베르나르 뷔페는 프랑스에서 출생하여 15세에 에꼴드보자르에 입학했고 첫 개인전과 비평가상을 어린 나이에 휩쓸었습니다. 이른 시기 예술가로서 성공하며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었는데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은 만큼 비평가들의 비난도 많이 받았던 작가입니다.
뷔페는 추상이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었던 시기에 구상을 놓지않고 자신만의 화풍을 고수했던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뷔페가 활동했던 시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였고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는 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나치는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퇴폐미술로 낙인찍으며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수많은 예술가들은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미술계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미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잭슨폴록을 주축으로 하는 추상표현주의를 내세우게 됩니다.
이제는 미국의 미술이 유럽에 영향을 주게 되었고 추상을 중심으로 한 미술이 예술계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뷔페는 끝까지 구상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화풍에 몰두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인물, 정물, 풍경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의 초기 정물화 작품들에서는 거칠고 신경질적인 필치가 보이는데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응원해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우울증을 겪는 시기에 그려진 이유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그의 뮤즈이자 아내 아나벨은 가수이자 배우였습니다. 1958년 아나벨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아나벨은 뷔페의 뮤즈가 됩니다. 거친 필치로 과감하게 표현된 그의 인물화에서 아나벨의 초상은 누구보다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그녀의 책에는 뷔페가 삽화를 그려주고 아나벨은 뷔페의 전시글을 써주었을 만큼 서로의 영역을 이해하는 관계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생 작업에서 손을 놓지 않던 그는 말년에 파킨슨 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광대라고 여겼던 베르나르 뷔페, 슬퍼도 웃고 있는 광대에 자신을 비유하며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그는 더 이상 의지대로 손을 움직일 수 없던 어느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전시장은 12-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작품수가 많고, 대작도 많아서 뷔페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뷔페의 작품을 주제별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기법의 작품들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정물과 한 점을 보고 모란디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단순화된 정물의 형태와 표현이 현대적인 느낌이 들게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을 뷔페만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났고 전시를 보는 내내 뷔페의 작품세계에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한가람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 뭉크의 전시보다는 한가했고 여유있게 관람이 가능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거울을 보며 관람객들도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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